"철들지마" 부탁까지…삼촌들 노린 '레고'의 이유 있는 변신

입력 2024-05-03 16:49   수정 2024-05-03 17:05



"어린 시절 감정 이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레고로 조립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회사원 김 모 씨(30)는 레고 '스타워즈' 시리즈를 꾸준히 모으는 키덜트(키즈+어덜트)족이다. 김 씨는 "키덜트 레고 제품은 프로펠러가 돌아가거나 미사일이 발사되는 등 단순히 블록을 끼우는 것을 넘어 다양한 요소들이 있어 만드는 재미가 있다"며 "한정판으로 발매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산으로의 매력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목인 어린이날을 앞두고도 저출생 여파로 사양 산업에 접어들고 있는 완구 업계가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어린이용 완구를 만들기만 하면 된다는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키덜트 취향 저격’ 노린 레고 시리즈


완구 기업 레고코리아가 내놓은 키덜트 레고 시리즈는 완구의 주요 소비층을 성인으로 확대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본사인 레고그룹은 지난 2019년 성인 제품 전담팀을 신설해 성인층 공략에 나섰다. 배트맨·마블·스타워즈 등 팬덤이 두터운 애니메이션 및 영화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레고코리아 관계자는 “레고 판매량 가운데 성인 팬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키덜트 신제품을 지난해보다 약 40% 늘려 올해 동안 총 25개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철들지마 레고 팝업스토어'를 서울 성수동을 포함한 9개 장소에서 선보이며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제공하는 시도도 이어진다.
‘친환경’ 접목한 현지 맞춤화 상품 선보여


봉제 완구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오로라월드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페트병을 원료로 원사를 만들어 완구로 탈바꿈한 ‘에코네이션’ 인형은 친환경에 민감한 국가들을 염두에 두며 만들어졌다. 펭귄과 물범, 바다표범 등 지구온난화에 타격을 입는 캐릭터를 소재로 해 관심을 끌었다.

색깔도 해외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주요한 요인이다. 오로라월드 관계자는 “미국은 강렬한 원색, 유럽은 복합적인 느낌의 선호하는 경향을 고려해 제품을 디자인했다”며 “국내보다 시장이 큰 선진국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올 1분기도 영업이익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오로라월드의 매출은 2021년 1781억 원에서 지난해 2326억 원으로 130%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이어가는 완구 업계에서 꾸준한 영업이익을 늘려가는 사례”라고 말했다.
신사업 개척 위한 도전도


완구에서 벗어나 신사업에 도전해 제품군을 늘려나가는 시도도 생기고 있다. 손오공은 지난 1월 리튬 완제품 유통을 전담하는 자회사 손오공머티리얼즈를 신설했다. “완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실적 부진의 늪에서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만들어 낸 결과다.

손오공머티리얼즈는 이미 지난해 12월 볼리비아 국영기업인 볼리비아 리튬 광맥 공사(YLB)와 2028년을 만기로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연간 볼리비아 포토시 우유니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약 연간 7000톤(t)의 탄산리튬에서 3000톤을 우선으로 공급받는다.

이를 통해 확보한 리튬을 가공한 뒤 국내 양극체 업체에 공급하려는 게 손오공머티리얼즈의 신사업 모델이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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